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떳떳하게 나 홀로 영화를!

Friday. 2003. 12. 5 No.66)



홀로 영화 보는 것의 무궁무진한 장점

실용 면부터 따져보자 혹시 유명한 영화를 보러 갔다가 매진된 경우를 당한 적이 없는가? 당연히 있을 것이다 혼자 가면? 현재까지의 경험상 영화 시작 전에만 도착하면 자리를 구할 수 있다.  비록 위치는 좋지 않지만 둘이기  때문에 발길을 돌려야 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는다. 돈은? 두 장 살 돈이 있다면 감동적인 영화를 두 번 반복해서 볼 수도 있고 두 편의 영화를 볼 수도 있다.  같은 금액이 두배의 즐거움이 되어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영화감상도 레저 생활인 만큼 순수 감상 측면에서 장점을 체크해보자. 큰 장점은 영화 자체에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웃고 싶을 때 옆 사람 눈치 안 보고 의자가 흔들리도록 웃어도 되고 울다가 자연스레(?) 흐르는 콧물 들킬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전적으로 영화가 주는 감동을 온몸으로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졸리면 잘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억지'로 영화 보는 고문을 당할 필요가 없다. 타인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다는 이유로 끌리지도 않는 영화를 보는 가증스러움에서 해방된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고 나서 불필요한 논쟁이 유발될 싹을 제거할 수 있다. 내가 재미있으면 되고 내가 만족하면 된 것이지,촬영기법이나 배경음악과 주연배우의 연기 내용에 대한 견해 차이로 괜히 마음 상할 필요 없지 않은가? 부차적으로 혼자 온 다른 이성과 영화 같은 만남도 기대할 수 있다. 


다른 이를 만났을 때의 대처법 

아직도 영화는 '둘’ 이상이 보는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이 무척 많다. 극장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대처법을 소개하니 유용하게 써먹기 바란다. 


첫 번째는 일단 ‘선수 쳐라’. ‘너 아직도 컴컴한데 혼자 못 다니니?’ 상대방은 의외의 공격에 당황하게 된다. 그때 유유히 사라져라. 더 있어서 좋을 것 없다. 혹시 상대방이 먼저 말을 걸었다면 “요즘 트렌드는 퍼스널라이제이션 (personalization)과 웰빙(well being)이야. 촌스럽긴"이라고 대답해라. 영어 단어는 생각나는 어려운 외국어로 대체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대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쑥스러워하거나 어설픈 변명은 금물! "화장실 갔어…"라고 말꼬리 흐리다가 영화 끝난 후 혼자 나오는 모습을 들키면 두고두고 놀림받는다. 정 할 말이 없으면 벙긋 웃으며 ‘네가 영회를 알아?’라고 말하라. 중간은 된다. 


덧붙여 한마디 더. 극장에서 벌어지는 연인들의 만행은 상상을 초월한다. 영화감상을 방해하는 커플의 야만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조속히 입안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아무 말 없이 영화에 감동된 표정으 로 손을 잡고 나서는 커플의 뒷모습에서 만큼은 혼자 영화 보는 즐거움이 왠지 애처롭게 느껴진다. 참으로 싱글 레저 라이프의 ‘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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