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등장하는 용어입니다. 횡재세. '횡재하다', '횡재 맞았다'는 식으로 옛날에 쓰긴 했지만 요즘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봤죠. 뜻을 알더군요. 자랑이 아니라 이 아이의 단어 수준을 다른 아이들과 비슷할 거라 생각하면 안될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친구들이 사용하냐"고 물어봤습니다. 역시나 아이들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나올 때마다 드는 생각. 요즘 젊은 사람들이 한글을 왜곡한다는 이야기 말고, 사용하고 싶은 단어로 새롭게 만들어 낼 순 없을까요? 그게 인문학의 힘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 또 샜습니다. 출발합니다. 횡재세가 대체 뭘까요? 횡재라는 말부터 알아봐야겠습니다. 국립국어원 사전에 나오는 '횡재'의 뜻은 '뜻밖에 재물을 얻는 것 또는 뜻밖에 얻은 재물을 뜻한다고 하네요. 중요한 단어는 '뜻밖에'입니다. 자신의 노력과 상관없다는 의미가 들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어울리거든요. '재수가 좋았다'와 비슷하죠. 영어를 봤습니다. 횡재의 영어단어는 몰랐습니다. windfall. 바람(wind)에 떨어진(fall) 과일(재물)이 가장 먼저 떠 오릅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 물론 다른 의미지만 상황은 비슷합니다. 뒤에 세금(tax)을 붙여서 횡재세가 만들어졌습니다. 뜻은 '뜻밖에 얻은 소득에 물리는 세금'으로 직접적인 해석이 가능하겠네요. 그런데 기사나 다른 곳에서 '초과이윤세'라고 불러달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횡재나 windfall이란 단어엔 '노력했다'는 뉘앙스가 거의 없어서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경우는 '상속'처럼 태어나면서 자격을 얻는 경우 말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가장 재수 좋다는 '로또' 1등 마저 자기가 돈을 주고 사는 최소한의 action은 해야 ...
내가 뭐 때문에 이런 일을 하지? 마라토너들은 42.195km를 달리는 도중 이런 생각을 할 것이라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멈추는 것은 상상도 못한 채 계속해서 앞으로 발을 내딛여야 한다. 발바닥은 중력이 실린 몸무게를 견뎌야 하고, 손은 앞뒤로 흐느적거리지 않게 흔들어야겠지. 숨은 가빠 오르고 주위는 희미해지지만 목표는 잊지 못할 것이다. 달리기는 커녕 걷지도 않는, 편의점이나 동네 마트에 갈 때도 차에 의존하는 나같은 사람이 떠 올리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있는 중이라는 표현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몸이 내뿜는 고통의 신호를 애써 타이르면서 계속해서 달리는 마라토너가 된 냥 스스로에게 되 묻는 일을 하는 중이다. 손목이 시리도록 반복적인 수작업 마디마디 뻐근한 자발적인 반복 단순작업 중이다. 반복적인 단순작업이라 부르면 가치없어 보인다. 몸을 불편함 없이 움직일 수 있는 정도의 학벌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그저 그런 일이 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반복작업은 쉽게 폄하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해 본 사람만 안다. 그럼에도, 작업을 끝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낮잡아 보는 일이다. 사회에서 은연중에 낮춰 보는 또 다른 일이 있다. 청소. 요즘이야 로봇 청소기가 한다 해도, 그리 멀지않은 시간까지 살림살이하는 사람들의 몫이었다. 잘해도 티나지 않고, 조금만 마음을 놓으면 허술함이 그대로 드러나는 일. 돈 벌어 온다는 명분으로 아버지들은 먼지 한 톨, 머리카락 한 올을 끄집어 내선 어머니들에게 시비를 걸며 회사에서 당한 스트레스를 풀었다. 나이가 들어 회사에서 '돈 벌어 오는 일'을 끝내고 쫓겨난 남성들이 구박을 받는 상황은 당연한 보상이다. 조그마한 티끌 하나를 드러내 시비 거는 것 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는 늙은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버럭 소리 지르거나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는 것 말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