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횡재세(windfall tax) [어린이용 5분 경제만화]

가끔 등장하는 용어입니다. 횡재세.  '횡재하다', '횡재 맞았다'는 식으로 옛날에 쓰긴 했지만 요즘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봤죠. 뜻을 알더군요. 자랑이 아니라 이 아이의 단어 수준을 다른 아이들과 비슷할 거라 생각하면 안될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친구들이 사용하냐"고 물어봤습니다. 역시나 아이들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나올 때마다 드는 생각. 요즘 젊은 사람들이 한글을 왜곡한다는 이야기 말고, 사용하고 싶은 단어로 새롭게 만들어 낼 순 없을까요? 그게 인문학의 힘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 또 샜습니다. 출발합니다. 횡재세가 대체 뭘까요? 횡재라는 말부터 알아봐야겠습니다. 국립국어원 사전에 나오는 '횡재'의 뜻은 '뜻밖에 재물을 얻는 것 또는 뜻밖에 얻은 재물을 뜻한다고 하네요. 중요한 단어는 '뜻밖에'입니다. 자신의 노력과 상관없다는 의미가 들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어울리거든요. '재수가 좋았다'와 비슷하죠.  영어를 봤습니다. 횡재의 영어단어는 몰랐습니다. windfall.  바람(wind)에 떨어진(fall) 과일(재물)이 가장 먼저 떠 오릅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 물론 다른 의미지만 상황은 비슷합니다.  뒤에 세금(tax)을 붙여서 횡재세가 만들어졌습니다.  뜻은 '뜻밖에 얻은 소득에 물리는 세금'으로 직접적인 해석이 가능하겠네요. 그런데 기사나 다른 곳에서 '초과이윤세'라고 불러달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횡재나 windfall이란 단어엔 '노력했다'는 뉘앙스가 거의 없어서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경우는 '상속'처럼 태어나면서 자격을 얻는 경우 말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가장 재수 좋다는 '로또' 1등 마저 자기가 돈을 주고 사는 최소한의 action은 해야 ...

[책] 부르주아의 시대. 근대의 발명

책 읽는 즐거움

적절한 두께, 읽은 뒷 뭔가 배웠다는 듯한  만족감, 밑줄 치는 행위, 마지막으로 소유. 이 모든 것들이 모두 만족스러운 책이다. 학위 증명서처럼 책을 읽고 나면 물성을 가진 책이 하나 남는다. 나이 들고 나선 책을 한번 읽었다고 책의 내용을 다 이해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건 불가능하다. 나는 그저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잘 정리해 놓은 설명서를 읽고 나서 몰랐던 것을 배우는 만족감을 느낄 뿐이다. 책을 한 권 읽고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치, 유튜브에서 요약본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나서 해당 영화를 봤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이 책은 만족스러웠다. 


매력적인 19세기. 그리고 저자

19세기는 저자의 표현대로 기계적으로 나누면 1801년에 시작해 1899년에 끝난다. 별 관심 없는 시기였고, 그저 단편적으로 알던 시기였다. "나때는 말이야..."라고 말하기에도 너무 오랜, 그렇다고 아주 옛날이라고 말하기는 어중간한 그런 시절이라 관심이 덜 했을지도 모르겠다. 


무관심한 내게 저자는 자신의 스타일과 문체로 19세를 들려준다. 자기의 말투로, 전문가로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책. 읽고나서 든 첫번째 생각은 '만족스러운 책 리스트에 올려야 겠다'는것. 그리고 몇몇 19세기 이야기와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이 떠올라 한번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19세기로의 여행

1장과 2장은 19세기로 끌어들이는 배경이다. "자 19세기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라는 세계관이다. 공간적 배경인 파리라는 도시의 변화. 관념적 공간인 '부르주아들의 럭셔리'세계.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내심 쉽게 쓴 학술서 같은 정도라 여겼는데,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근대의 예배당, 기차'에서 독자를 태우고 19세기로 빠르게 매혹적으로 진입한다. 친근하면서 잘 모르던 세계로 이끄는 기차. 지금 봐도 '어머 이건 사야 돼'라고 할 만큼 매력적인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기차를 태워서.  


19세기로 초대한 기차에서 내리면 백화점, 만국박람회가 우릴 맞이한다. 화려함을 끌어내는 마케팅과 장소로서의 백화점.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모든 엑스포와 박람회를 다 모아 놓은 듯한 '만국박람회'는 19세기가 21세기의 직계조상임을 증명한다. 그리고, 우린 21세기에 살지만, 우리가 몰랐을 뿐 19세기의 세례를 그대로 입었다. 


가장 놀라웠던 미식, 그리고 '인상파, 여자를 그리다' 

이 두 챕터만으로도 책 값을 다 했다. 

'미식'을 뜻하는 단어 '가스트로노미gastronomie'가 프랑스어 사전에 등재된 것은 1835년의 일이다.

19세기 중후반을 넘어서면서 가스등이 점차 보편화되고 전기등까지 등장하면서 저녁 식사 시간은 점점 뒤로 늦춰졌다. 

요리사, 스타로 떠오르다

42퍼센트의 요리사가 삼십대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토네트의 14번 의자


프랑스의 부르주아들이 어떻게 미식에 빠져들었는지, 어떤 환경이 그들의 미식을 도왔는지, 어떤 인물이 주도했는지, 그래서 어떻게 발전했는지. 프랑스 요리에 대한 막연한 '대단함'이 어디서 왔는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어렵지 않게 다양한 것들을 흐르듯 보여주는 것이 저자의 장점이다. 미식에서 요리사로, 요리사의 실제 생활로 세심히 안내한다. 이 세심함은 다음 장에서 가장 빛난다. 


'반쪽짜리 사교인'이라는 뜻인 '드미-몽뎅demi-mondain'

일하는 여성 대부분은 우유와 빵만으로 끼니를 해결했고, 그러다보니 빈혈과 결핵을 비롯한 '가난한 자들이 걸리는 병'에 쓰러져 갔다.
마네의 대표작 중 하나인 <폴리베르제르의 바>의 주인공인 쉬종Suzon이 초점을 잃은 눈으로 멍하니 사람들을 바라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각, 베르쇠즈인 쉬종은 하엽없이 손님을 기다린다. 

내일이 어찌 될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이런 여성들은 비싼 돈을 주고 어엿한 모델을 고용할 수 없었던 젊은 인상파 화가들에게 좋은 모델이기도 했다.

엘리트 남성이라면 라틴어를 할 줄 알아야 하듯 곱게 자란 여성이라면 피아노를 칠 줄 알아야 한다는 공식이 상식처럼 통용되었기 때문이다. 

한 집안의 안사람으로서 언제 감사 편지를 보내야 하는지, 저녁 초대의 메뉴는 어떤 것으로....'집 안 살림의 예술'같은 책들이 수십 판씩 쇄를 거듭하며 엄청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19세기의 여성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적나라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게 소개할 수 있을까? 사교계에서 몸 하나로 권력과 부를 누린 소수의 여성들. 젊음을 갈아 넣어 버티며 살던 다수의 여성들. 부르주아 여성들의 새장에 갇힌 삶까지 잔혹한 이야기를 잔잔히 그리고 찬찬히 이야기해 준다. 이 19세기 여성들은 사진이 아닌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에 그대로 새겨진다. 그동안 오르세 미술관 인상파 그림에 숨겨져 있던, 그림책에선 누구도 알려주지 않던 그림속 모델들의 숨겨진 이야기라고나 할까.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은 그리고 주인공들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던 이제 내게 다른 작품이 되었다.  

책 구매 링크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LOL로 배우는 재테크] '미니언' - 개미같이 모으기

'Minions have spawned' 게임 시작과 함께 챔피언들은 각자의 라인으로 달려간다. 화려한 출발 모습에 관중들은 함성을 지르며 열광한다. 그리고 함성이 잦아질 때 쯤 조용히, 존재감 약한 존재들 수십명이 각자의 진지에서 조촐한 출정식 선언과 함께 양끝에서 출발한다. 국제 마라톤 대회가 열리면 유명한 선수들이 출발선에서 미디어의 관심을 받으며 먼저 출발하고, 이후 얼굴도 모르고 존재도 모르는 수많은 관중들이 따르는 것과 비슷하다. 마치, 여왕개미의 등장 이후 열심히 밥을 모으러 굴을 나서는 일개미 같다고나 할까. 미니언들은 뽈뽈뽈 줄을 맞춰 세개의 라인을 따라 공평하게 출발한다.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구분했지만 양극단 넥서스에서 정시에 출발하고, 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으면 중간에서 마주친다. 유치원생들의 태권도 대련같은 모습이지만, 미니언들은 목숨을 건 경쟁을 시작한다.  LOL의 가장 기초이자, 토대, 그렇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미니언의 출정식은 '생성되었어요(spawned)'라는 소박한 알림으로 시작된다.  재테크의 가장 기초이자, 토대, 그렇지만 큰 돈이 안되는 것 같은 월급은 '입금'이란 문자메시지로 날아온다.  개미같이 모으기. 미니언 사냥 프로게이머들은 미니언을 놓치지 않는다. 무관의 제왕-MSI우승은 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월즈는 갖지못한- '쵸비'(chovy)는 특히 무적의 라인전으로 유명하다. 드래곤이나 바론이 나오기 전에 만만한 상대에게 주먹 자랑하는 인성 파탄자라서 얻게 된 명성이 아니다.  미니언은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쵸비의 명성은 미니언사냥터, 라인전에서 시작된다. 기본기를 익히는 기초체력 다지기! 상대방 챔피언을 노리는 순간에도 미니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   LOL은 챔피언의 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다. LOL에선 챔피언의 레벨에 따라 해야 할 일과 우선순위가 주어진다. 그러면에서 게임 초반은 이른바 '라인전'이다. 라인전...

[LOL로 배우는 재테크] 눈 감으면 못 이겨, '와드'

"눈감고도 이길 수 있다 " 너무 익숙해서, 뻔히 보여서, 대충 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자신감과 허세가 듬뿍 들어간 표현이다. 상대방에게 진지하게 정말 그렇게 될거라고 믿냐 물어보면 "과장된 표현이지. 진짜론 아니야"라 대답하겠지만, 실제생활에서 우린 곧잘 눈 감고 전투에 나선다.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와드(ward)라는 말은 일반 사람들에게도 '와드를 박다'는 문구로 종종 쓰인다. '신경써서 주목해야 하는 것을 공유'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LOL에서 와드를 박으면 와드 주변이 보인다. 이 작고 가녀린 싸구려 와드를 박는 행위는 멋짐도 아니고, 돈 낭비도 아니고 승리와 직결되는 판세를 읽기 위해 눈을 뜨는 행동이다. 와드를 박는 것은 싸움에 이기기 위해 눈을 뜨는 가장 첫번째 행동이다. 와드를 박는 행위가 승리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와드를 박지 않으면 승리는 물 건너 갔다고 봐도 된다.  현실에서 눈감고 이기는 싸움은 없다.  눈 가리고 찻길 건너기 어떤 어른이 길을 건너는 아이에게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니 눈 감고 건너가도 된단다"라고 말한다면, 고민할 것 없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영화 속 주인공이 아닌 이상 자동차 철판보다 내 몸이 약하다는 것은 부딪히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롤에 익숙하다는 사람이 초보자에게 "상대방도 초보야. 와드 같은 거 신경쓰지 말고 일단 해"라고 가르친다면, 주저함 없이 무시해야 한다. LCK의 최고 레전드들을 모아놓고 와드없이 싸워보라하면, 낮은 리그의 어떤 프로팀에게도 이기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돈 좀 모아본 사람이 초보자에게 "투자는 심장으로 하는거지. 뉴스 같은거 신경쓰지 말고 일단 질러"라고 가르친다면, 미련없이 손절해야 한다. 억수로 운 좋은 사람 아니면, 감으로 투자할 때 돈 날리는 것이 당연하다.    (수학의 정석 처럼, 와드의 정석도 있다. 뉴스 읽기...

'세상 친절한 경제 상식' 책을 내면서 고마운 분들

(2022.12.26)  '세상 친절한 경제 상식'이 대표작이다 평생 갖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내 책이다. 그중에서도 스테디셀러. 빌딩도 갖고 싶지만 빌딩보다 꾸준하게 팔리는 책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고 허세 가득 상상했다. 주위의 도움과 운이 좋아 첫 책을 냈다. 그때가 2019년. 이후로 매년 한 권씩 책을 내고 있다. 첫 책이 가장 잘 팔렸다. 요즘도 누군가 찾는단다. 오랜만에 포털에서 내 책을 검색해 본다. 전직 대통령에게 소개될 만큼의 실력은 안되지만 한 달에 한 번 꼴로는 책을 언급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거 이거. 나에게도 스테디셀러라는 것이 생길까? 글쎄. 알 수 없다. 내가 가진 운은 이미 다 사용한 것 같기 때문이다. 그동안 삶을 돌아보면 참 잘난 거 없는데 꾸역꾸역 여기까지 살아온 것을 보면 로또나 경품 당첨이 안 되는 것이 당연하다. 살아온 궤적이 모두 감사할 일이니까. 겸손을 가장한 자랑은 멈추고 다시 제대로 자랑을 시작해야겠다.  '세상 친절한 경제상식' 개정판을 준비 중이다 갑자기 '미래의 창' 출판사에서 전화가 왔다. 처음엔 모르는 전화라 안 받았다. 다시 문자로 '미래의 창'이라 해서 알게 되었다. '미래의 창' 출판사는 매년 말이 되면 내년 트렌드가 뭐가 될지 모든 사람이 챙겨 보려고 사는 '트렌드 코리아'를 출간하는 곳이다. 모르는 곳에서 전화가 오면, 내가 예상할 수 없는 일로 전화가 오면 설레기보단 일단 쫀다. 뭘 잘못했나? 소심한 성격은 나이 먹어도 변하지 않는다.  고맙게도, 내 책이 '오디오 북'으로 잘 나간단다. 오디오 북 서비스 회사에서 미래의 창으로 연락이 왔고, 미래의 창에서 내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연락을 준 거였다. 얼떨떨했다. 내 평생 모르는 사람에게 '잘했다'라고 전화받은 기억은 없다. 얼마나 소심한 사람인지...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책이 나온 지 좀 되었고, ...